사실 여러번 본 영화긴 하지만 또 오랜만에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네요. 유독 한국이라는 사회 뿐만이 아닌,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 동감하고 되새겨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. 개봉 당시에는 과하게 연출되었던 부분이 오히려 1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시대 상황과 더 어울리는 것 같아 한편으론 놀라기도 했네요. 영화 상에서도 시민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한편 본인(V)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과거의 잔재들을 척살하는데요. 현재 법으로만 정의구현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사회에서 부정, 부패, 비리 등을 척결하기 위해 강력한 철퇴를 휘두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네요. V와 같은 무언가가 말이죠. 문득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나 또한 누군가의 희생을 바라고 있구나ㅡ하는 생각도 들어 좀 안타까웠습니다. 많은 대사들이 지나가지만, 유독 이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. V가 TV에서 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. "시민 여러분, 누가 죄인인지 알고 싶으면 거울을 보십시오. (If you're looking for the guilty, you need only look into a mirror)" 이 부조리한 세상을 만든 것도, 또 이 부조리함을 용인하는 것도 당신 자신이라는 이 말이 왠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.